<뿌쌩, 이집트로의 피신, 리용 보자르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
프랑스의 예술후원 메세나 활동(2007.12.13 대구 MBC 라디오 월드리포트)
오늘은 프랑스의 예술 메세나에 대하여 전해드리겠습니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현재 전시되고 있는 프랑스고전주의 대표화가인 니꼴라 뿌쌩(Nicolas Poussin)의 성경 속의 한 이야기를 그린 <이집트로의 피신>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소식과 관련하여 프랑스의 개인과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에 대하여 전해드리겠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이 워낙 유명하기는 하지만, 왜 <이집트로의 피신>이란 작품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까?
이 작품은 1657-1658년에 리용의 비단 상인이 뿌쌩에게 주문했던 작품인데, 지난 2004년 여름에 리용의 소유주가 이 작품을 1천7백만 유로(약 230억 원)에 외국에 판매하기 위하여 정부에 해외판매허가를 신청하였고, 당시 루브르박물관 회화담당국장은 <국보심사위원회>에 이 작품이 해외로 판매되는 것을 거부하도록 요청하고 이 작품은 <국보>로 지정되어 해외판매 허가신청이 거부되었었습니다. 보통 일 년에 0.12퍼센트 정도가 해외판매 허가신청에서 거부된다고 하는 군요. 10000개당 12개 정도 거부된다는 뜻이죠.
<뿌쌩, 시인의 영감,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에는 국보급 작품이 해외로 판매되는 것을 막을 법적 장치가 있습니까?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정부라 하더라도 해외판매를 근본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정부가 30개월 내에 소유자에게 구입을 제의 할 수는 있습니다. 즉, 소유자에게 금전상의 손해를 입히지 않고 정부가 대신 일정 기간 내에 그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는 셈이죠.
- 그렇다면 정부가 뿌쌩의 작품을 1천 7만 유로를 주고 구입하여 지금 루브르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까?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2004년부터 뿌쌩의 이 작품을 구입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하다가, 2006년에 리용 보자르박물관은 지방의 미술작품수집가, 기업가,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뿌쌩 위원회>를 조직하고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으나 턱없이 부족해, 리용 시, 지방은행에서 각 1백만 유로를 기증받고, 언론을 통해 여론을 환기하고 소유자에게 시한을 4개월 연장을 요청했으나 그 때까지 모두 모금한 것이 7백만 유로 밖에 안 되었답니다.
<뿌쌩, 예술가의 초상화, 루브르 박물관>
-나머지 금액 1천만 유로는 어떻게 마련이 되었나요?
루브르 박물관은 역사상 최초로 자기 박물관이 아닌 지방박물관을 위해 1백만 유로를 빌려주고, 루브르박물관의 각종 메세나 조직을 동원하여 리용박물관이 5개월 동안 1천만 유로를 모금하는 것을 적극 도와주워, 가까스로 지난 9월에 소유자에게 1천 7백만 유로를 전달하고 뿌쌩의 <이집트로의 피신>이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을 구출하게 됩니다.
리용 박물관은 이를 보답하기 위하여 12월말까지 이 작품을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화제가 되고있는 것입니다.
-프랑스가 문화와 예술의 나라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까?
나라 전체가 작품 하나 가지고 이렇게 떠들썩한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박물관별로 <루브르친구협회>와 같은 <...지원 협회>들이 있고, 각종 예술지원협회나 기업의 메세나들이 별도로 활동을 하고 있죠.
-외국에는 기업이나 개인, 가족들이 많은 협회를 조직하여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모임들이 많은가요?
시 단위의 작은 단체에서부터 전국적인 조직, 국제적인 협회들이 많은 데, 주로 인도주의적인 사회활동을 하거나, 문화예술, 건강, 교육, 과학, 주거, 발전 등을 후원하는 각종 협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프랑스 언론에 의하면 이러한 봉사 후원 단체들은 앵글로색슨국가에서 더 활발하게 조직되어 있다고 합니다. 예술 후원협회의 경우, 가장 많은 나라가 덴마크로 약 14000개의 협회가 있고, 스웨덴,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핀란드 순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는 약 2100개의 예술후원 협회가 있으며, 1993년에 5개, 200년에 10개, 2004년에 20개, 2006년에는 77개 등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신정아-변양균 씨 사건 처럼 잘못된 사건으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문화나 예술 또는 인도주의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의 후원활동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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