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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

빠리 정병주 2008. 1. 25. 00:14
 

프랑스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2008.1.17 대구 엠비시)


오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프랑스 고등학교의 경제교육에 대하여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업과 개인, 국가 등의 경제주체들의 역할과 상호관계를 다루는 경제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즘, 경제 살리기가 모든 사람들의 화두인 만큼 프랑스의 문제들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왜 최근 갑자기 프랑스에서 경제교육이 문제가 됩니까?

1월 15일자 피가로 신문에 의하면, 몇 년 전부터 프랑스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의 문제점에 대하여 논란이 있어왔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 기업들이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에 대하여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들은 프랑스 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의 어떤 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합니까?

기업들의 가장 큰 불만은 프랑스 학교가 경제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기업을 부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프랑스 교육부가 학교의 경제교육 내용을 거의 통제하지 않으며 통제할 수 있는 수단도 거의 없다고 주장합니다. 피가로 신문에 의하면, 프랑스 교육부는 놀라울 정도로 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의 내용을 방치하고 있으며 최근 이런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들의 주장에 대하여 프랑스 교육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프랑스 교육부는 현재의 프랑스 고등학교의 경제교과서와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외부 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프랑스 최고 석학들로 구성되어 공개강의를 하는 프랑스의 독특한 교육기관인 <꼴레쥬 드 프랑스>에서 경제이론과 사회조직 분야를 담당하는 로제 게느리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하여 2월부터 조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경제 분야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프랑스 학교의 경제교육이 어떻게 기업을 부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피가로 신문은 교육부 경제사회과학분과 장학사의 말을 인용하여, 고등학교 1학년생이 기업을 공부하기 이전에 30페이지에 걸쳐 실업과 고용불안을 공부하고, 2학년과 3학년 때 기업 내에서의 사회관계, 즉 노동자와 기업주와의 관계를 배우고, 봉급생활자의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갈등 즉 노동운동을 공부한다고 합니다. 또한 많은 교과서들이 미시경제를 등한시하고, 국가의 경제적 역할을 강조하며, 국가라는 공권력은 시장의 모순을 교정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경제 교과서는 국가의 역할에는 70페이지를 할애하는 반면 기업에 대하여는 30페이지를 할애하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때로는 기업가와 주주들을 희화화하는 교과서들도 있고, 시장경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과서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과서는 특정 경제이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경제문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교사는 시장경제나 금융경제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인 경제지를 구독하도록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업과 학교간의 협력을 증진 시키는 공동프로그램이 프랑스에 있다고 들었는데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프랑스 경영자협회(MEDEF)와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교-기업 주간>을 통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들이 기업을 방문하게 하고, 기업간부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기업을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기업연구소>는 사회경제 교사 대상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교사시험 합격자를 3주 동안 기업에서 연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기업과 교육계가 서로 이해하고 협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