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결혼과 이혼(2008.2.14 대구 엠비시 특급열차 인터뷰)
오늘은 최근에 있었던 프랑스대통령 사르코지의 세 번째 결혼 소식을 전하며 프랑스의 결혼과 이혼제도에 대하여 전해드리겠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결혼 소식을 간단하게 정리해주시겠습니까?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가 지난 2일 모델이자 가수인 이탈리아계 출신의 40세 카를라 브뤼니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지 5개월만인 작년 10월에 두 번째 부인인 세실리아와의 이혼을 발표한 후 약 4개월 만에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세 번째 결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프랑스적 상황이라고는 해도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한국 사람들은 무척 놀랐으리라 생각됩니다. 보통의 프랑스사람들 조차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이지만 아무리 공인이라고 해도 사생활을 철저하게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프랑스사람들이 드러내놓고 반대의견을 표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고 개방적인 프랑스라 하더라도 20년 전이었다면 대통령의 잦은 이혼과 결혼을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와 같은 결혼 생활은 급변하는 프랑스인들의 결혼과 부부생활과 가족제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치인이나 공인의 이혼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 보통인데 프랑스의 경우는 이혼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은 없습니까?
프랑스에서는 이혼이 사회적으로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지만 숨길만한 사회적 오점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프랑스의 수상 중에서 사회당의 죠스팽 수상, 쥐페 수상 등이 모두 이혼 경력을 갖고 있으며, 최근 IMF 총재가 된 사회당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도 두 번 결혼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혼 경력은 사회적으로 전혀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왜 프랑스에서 이렇게 이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60년대부터 이혼이 급증하였다고 얘기됩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제가 사회활동의 중심을 차지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규범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열망 사이에 결렬이 생기면서 개인 간의 관계와 가족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얘기됩니다. 특히 여성해방 운동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규범들이 바뀌었으며,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이 교육을 받으면서 여성들이 남성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직업을 갖게 되면서 여성들이 남성들이 전통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권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가정 안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가정에서의 남녀의 역할도 불분명해지고, 여성이 경제력을 갖게 되면서 여성이 새로운 권리를 요구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여성이 가정을 떠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되어 부부간의 합의에 의하여 부부관계를 파기하는 이혼의 권리가 1975년부터 프랑스에서 새로운 권리로 자리 잡게 됩니다.
-프랑스의 이혼절차는 어떻습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2005년 개정법에 의하면 판사 앞에서 단1회의 심문으로 결정되는데, 최근 정부는 이혼을 사법적 절차가 아닌 간단한 행정절차로 간소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이혼절차를 설명해주셨는데, 결혼 풍속은 어떻습니까?
이혼이라는 용어는 결혼이라는 용어와 짝을 이루는 것이죠. 즉 성이 다른 남녀가 법적으로 짝을 이루어 사는 것이 결혼이고, 이 계약을 파기 하는 것이 이혼이죠. 결혼이 금지되어있는 동성 커플 사이의 법적 계약을 Pacs (시민연대계약)이라고 하여 1999년부터 법으로 보호해주고 있고, 이와는 반대로 어떤 법적인 보호도 받음이 없이 파트너끼리 재산을 별도 관리하며 함께 사는 것을 자유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쉬운 이혼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없습니까?
절차 문제를 떠나서 커플들의 분리는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자유로운 계약파기로 인해 특히 여성들의 생활수준이 저하되고,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의 5분의 1정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프랑스에는 약 5백만 명, 즉 2백만 가정이 홀 부모 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 10가족 중 9가족이 여성 가장이며, 그중 18퍼센트가 25세 미만이며, 약 4분의 1이 빈곤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생각에서 시작된 커플들 간의 쉬운 이혼이 오히려 커플 자신들에게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고, 특히 그 자녀들에게 불행을 초래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프랑스만이 아니라 지구상 모든 곳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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