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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프랑스의 성지순례인구

빠리 정병주 2007. 8. 24. 06:40

  

 늘어가는 프랑스의 성지순례인구(2007.8.15)


-한국은 어제가 8월 15일 광복절로 휴일이었는데, 프랑스도 8월 15일이 휴일이라서 정병주씨도 쉬셨다고 들었는데요. 무슨 휴일이었나요?


카톨릭 신자가 많은 프랑스는 8월 15일을 성모승천대축일로 기념합니다. 카톨릭에서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처럼, 어머니인 마리아도 사망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부활하셨다는 의미로 마리아의 승천을 그리스도의 승천과 같은 차원으로 생각하여, 1950년 교황 비오 12세에 의하여 성모승천설이 정식 교리로 선포되었습니다.


-성모승천축일이 카톨릭 축일이긴 하지만 프랑스 역사와도 재미있는 관계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8월 15일은 프랑스의 카톨릭 역사와도 관계를 맺는데, 1519년 프랑스 남부의 바르 지방의 작은 마을 꼬띠냑에서 쟝드라봄이라는 나무꾼에게 성모가 나타나서 한 장소를 성소로 알려주어 <은총의 노트르담 성당>을 건축하게 됩니다. 또한 루이 13세 때인 1629년에 라로쉘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파리에 <승리의 노트르담 성당>이 건립되게 되고, 꼬띠냑 성당의 성모 마리아의 계시에 따라 루이 13세는 1638년 8월 15일에 <파리의 노틀담성당>에서 프랑스를 성모마리아에게 헌정하고 국경일로 정하게 되며, 1638년 9월 5일 루이 14세가 태어납니다. 루이 14세는 21살이 되는 1659년 꼬띠냑의 은총의 노트르담 성당을 방문하여 자신의 탄생에 대하여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8월 15일은 나폴레옹 황제와도 관계가 있다면서요?

8월 15일은 프랑스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남깁니다. 나폴레옹은 교회로 하여금 성인 나폴레옹의 존재를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 <나폴레옹 성인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게 했지만, 1815년 나폴레옹이 패망한 후 왕정이 복구되어 다시 성모승천축일로 원상복구가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됩니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점차 종교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카톨릭은 어떤가요?

지난 5월 제가 프랑스에서의 부처님오신날 소식을 전해드릴 때, 프랑스들의 종교분포를 알려드린 적이 있지요. 통계상으로 프랑스 인구 6200 만명 중 약 75퍼센트인 4500 만명이 카톨릭 신자인데, 실제로 매주 성당에 나가는 실천신자는 20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점점 실천신자가 줄어들고 사제들도 줄어들고 있어, 시골 마을의 성당들은 매주 미사를 볼 수 없을 정도이고, 수도원의 수사들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럽여행을 떠나는데, 성당 관광을 빼놓을 수 없죠?

외국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불국사 등의 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성당을 방문해야겠죠. 예를 들면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을 방문하여 하늘을 찌를 듯한 종탑과 벽면과 기둥에 수없이 장식된 조각, 크고 작은 그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면서, 옛날 프랑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물질적-정신적인 노력과 정성을 성당의 건축과 치장에 쏟았을까를 생각해봐야 하겠지요.

-프랑스 사람들도 자신들의 종교적 기념물들을 많이 방문 합니까?

2006년 통계에 의하면, 프랑스 전국에 약 120개의 중요한 카톨릭 성소가 있는데, 2006년 한해 동안 약 4300 만명의 내외국 관광객이 방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 중의 약 3분의 2인 2800만명은 프랑스인 방문자로 추정합니다. 올해는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숫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반드시 관광 목적만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최근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교구의 신도수가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방문자 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프랑스 사람들이 정신적인 어떤 것을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또한 최근 문화나 관광 성격의 행사보다 철야 기도와 철야 촛불행진에 참여하는 성지순례자나 관광객의 숫자가 증가하는 것을 전문가들은 매우 놀라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요한 카톨릭 기념물인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을 약 1200만명이, 몽마르트르언덕의 성심성당을 약 8백만명이, 그리고 몽생미쉘 수도원을 약 3백만명, 루르드 성당을 약 6백만명이 한해 동안 방문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