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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연극축제와 여름 휴가

빠리 정병주 2007. 7. 25. 19:11
 

 

                아비뇽 연극축제와 여름 휴가 (2007.7.19)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었죠?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인 <투르 드 프랑스> 싸이클 경주 대회와 세계적인 연극 축제인 아비뇽 축제가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병주씨께선 지금 남프랑스에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휴가차 떠나신 건가요?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일로 남프랑스에 계신건가요?

- 예, 지난 15일에 한국외대부속 외고의 불어과 1학년생들과 아비뇽에 들려 아비뇽 연극축제를 참관하였고, 학생들과 함께 교황청 광장에서 탈춤을 공연하였고 프랑스 연출가의 연기지도도 받았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한 후, 지금은 아를르, 님, 엑상 프로방스, 마르세이유를 거쳐 지금은 칸느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 해변을 지나고 있는 중인데 버스 안에서 대구 엠비시 청취자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 세계적 연극축제로 유명한 아비뇽 축제에 다녀오셨다면 올해의 특별한 소식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 아비뇽 연극축제는 1947년에 시작되었으니까 올해가 61년째 되는 해입니다. 지난번에 전도연씨가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여 특히 화제가 되었던 칸느 영화제 보다 1년 먼저 시작된 지방 축제로 약 850개의 공연이 행해지며, 약 70만명이 공연장을 찾고, 약 25만명의 관객이 아비뇽을 방문하죠. 이젠 프랑스는 물론 세계 연극인들을 설레게 하는 문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많은 공연 안내물들>


축제 현장을 직접 보신 느낌을 좀 전해 주시겠습니까?

- 예, 빠리에서 아침 7시에 TGV를 타 2시간 30분 만에 아비뇽시에 도착하였는데, TGV도 만원이었습니다. 아비뇽은 1309년부터 1377년까지 7명의 프랑스 출신 교황이 있던, 성곽으로 둘러싸인 인구 8만의 작은 도시인데, 도시 전체가 연극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와 공연 선전물, 그리고 공연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로 굉장히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거리 공연에 여중하고 있는 어린이 관객>


공연 이외의 이벤트도 함께 열리고 있나요?

- 연극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물론, 도시 전체 공간이 모두 공연장입니다. 교황청 앞의 광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거리와 광장마다, 혼자서 마임을 보여 준다든지, 여러 명의 배우들이 함께 공연을 보여 주기도 하고, 직접 카셋트를 들고 나와 힙합을 보여 주면서 둘러싸인 관객들과 박수를 치고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습니다.

 

                      <광고판, 거리,벽, 전봇대 등에 나붙은 공연 포스터들>


외국극단들도 참여를 했나요? 혹시 한국 공연팀들도 있었습니까?

- 참여한 극단들이 대부분 프랑스의 극단들이었지만,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의 극단들이 많이 참여한 편이었고, 아시아에서는 타이완에서 6개의 극단이 참여 했고, 한국에서는 Compagnie SEO와 초인 극단이 참여를 했더군요. 한국외대 부속 외고 학생들이 교황청 광장에서 탈춤을 공연하여 미숙하지만, 많은 박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광고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아비뇽 연극 축제의 성공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 제 생각에는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아비뇽 축제는 7월 6일부터 28일까지 본격적인 휴가철과 겹치며, 아비뇽 시의 지리적 위치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즉, 보통의 많은 유럽 사람들이 지중해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어 하는데, 니스, 칸, 마르세이유등과 아비뇽과는 아주 가깝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휴가를 전후하여 아비뇽에 들러 하루, 이틀 연극장을 찾는다거나, 거리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아비뇽 부근의 유명한 관광지로는 어떤 곳이 있나요?

- 아비뇽에서 30킬로쯤 떨어진 곳에, 고호가 2년 동안 머무르며 그림을 그렸던 아를르라는 곳이 있죠. 그곳에서 <해바라기> <가셰박사> <별이 빛나는 밤>등을 그렸으며,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나오는 <별>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소설가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님이라는 도시도 아주 가까이에 있어 많은 관광객과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곤 한답니다.

또, 약 60킬로 쯤 떨어진 곳에 로마시대의 중심지인 엑상 프로방스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 곳은 입체파의 선구자로 칭송되는 <세잔>의 고향으로, 그가 그린 <생트 빅토와르 산>도 직접 볼 수 있고, 그의 아뜰리에와 자취들을 쉽게 찾아 볼 수도 있으며, 세잔느의 중학교 때 친구인 소설가 <에밀 졸라>도 바로 이곳 출신이라 졸라와 세잔이 자주 들렸던 카페<두 소년>이란 곳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연극, 그림, 소설, 관광 등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지방을 빛내면서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을 찾게 하는 군요.

- 그렇죠. 오늘날의 화두가 세계화, 글로벌화인데, 그 세계화, 글로벌화의 기초는 살아있는 지방,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작은 장소라고 생각됩니다.

 

                           <교황청 앞 광장에서의 한국 외고생들의 탈춤공연 >